비참하게 차인 이야기_2 연愛

비참하게 차인 이야기_1



그렇게 평일이 지나갔다. 그 며칠사이 난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. 겉으로는 평소의 모습대로였지만 마음속은 완전하게 수치심과 비참함으로 가득차 있었다. 그리고 다시 주말이 왔고 난 교회를 나갔다. 과연 그 아이를 어떻게 봐야할까. 물어보기라도 해야할까? 왜 그랬어? 그러니까 적어도 직접 무슨 이야기라도 좋으니 듣고 싶었다. 




그런데 그 아이는 교회에 나오질 않았다.......

이젠 피하는건가. 내가 그렇게 부담스러운 존재였나. 내 고백이 그렇게도 충격적이었던건가. 다시는 얼굴도 마주치고 싶어지지 않을만큼?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설교를 듣는 순간에도 머릿속은 자괴감으로 가득차있었다. 그렇게 예배가 끝나고 난 집에 돌아가기 위해 예배당을 나섰다. 그렇게 계단을 막 내려가고 있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올라오는 한사람과 마주쳤다. 그 사람은 그 아이의 언니였다. 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하자면 그쪽 가족과 우리가족은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. (그 형만 빼고) 

별말 없이 난 그냥 지나쳐 내려가고 있는데 위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. 야! 난 순간 움찔해서 뒤를 돌아보았다. 너 때문에 지금 걔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아? 그 언니는.......매우 인상을 쓰면서 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. 난 뭐라 대꾸도 못하고 놀라서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. 이젠 훈계를 넘어서서 화.를.내.고.있.다. 그냥.....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버렸다. 너가 뭔데 그 애를 힘들게 하는데! 지금 너 때문에 교회도 못나오고 있잖아!!! 그래서 지금......나 때문에 교회를 못나와서 나에게 화를 내는건가? 주위에 사람이 없다곤 하지만 교회안에서? 나 때문이라고? 내가 그 애를 힘들게 하고 있는거라고?

그렇게 한바탕 나에게 쏟아부은 그 아이의 언니는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갔다.





아.....지난번 말했듯이 어쩌다 가끔 생각날 때는 별 그렇게 깊게 생각은 안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그 당시의 일을 곰곰히 뒤돌아보니 진짜 뭐라 말이 안나온다. 외면과 훈계 그리고 성화. 이게 내 첫고백의 댓가였다.





그렇게 내 마음은 짝사랑에서 설래임으로, 비참함에서 자괴감으로 이어졌고 이어서 그것은 분노로 발전을 했다. 내가 뭘 그렇게 잘못을 했다고 나에게 뭐라 그러나. 사람을 좋아하고 고백한게 그렇게 죄가 되는 행동인가?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껴야하나. 정말 그랬어야만했나? 정말 그랬어야만했나? 정말 그랬어야만했나?

그래서 난 결심을 했다. 다시는 나에게 한마디 말만하기를 해봐라. 두고보자. 두고보자고 가만히 내가 말만 들을거 같아? 내가 씨발 그렇게 잘못한거냐고. 난 직접 한마디도 거절의 의사를 들은 것도 뭐도 아무것도 없는데 왜 주위에서 나에게 지랄이냐고. 그렇게들 대단하냐? 두고보자고. 한마디만 해보라고. 나도 가만히 안있을거라고.






그런데 정말 그 이후로는 거짓말 같이 아무일도 없었다. 다만 그 아이는 여전히 교회를 안나왔고, 그 아이의 언니는 교회에서 봐도 본체만체 지나쳤다. 그리고 그형과는 수능이 끝날 때 까지 과외를 했다. 그리고 그 기간동안은 더이상 그 일에대한 언급은 없었다.  부모님께 솔직히 말도 못하고 과외는 계속했는데 아무런 농담도 가벼운 기분도 안들고 무거운 기분으로 과외를 받았다. 반년동안은 힘들었다.

그래도......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. 그렇게 반년이 지날즈음 난 그당시 받았던 상처는 거의 아물었고 그 형과도 농담도 하면서 다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과외를 받을 수 있었다. 그렇게 1년 가까지 지났고 수능 끝나고 운이 좋아서 잘 받은 점수에 진심어린 축하도 받았다. 그렇게 나의 고3은 끝이났고 그 이후로 어찌어찌하여 그 가족들은 다른 교회로 갔고 과외도 받을일 없었던 나는 그 가족들을 볼일이 전혀 없었다. 

그렇게 나의 첫고백의 쓰디쓴 경험을 안겨준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.





그리고......좀더 훗날에......

난 그 아이에게 직접 미안하다는 말을 들었다. 그리고 그 말을 들은 그날까지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솔직히 그 아이를 그 일때문에 원망하거나 미워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.




후기는 다음에....

덧글

  • 회고록 2011/06/22 02:53 #

    본격 후기가 더 기대되는 일인;;
    현기증 나네요;;;;
  • 그리고나 2011/06/22 08:22 #

    아 후기는 별거 없어요. 그냥 이런 경험이 저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적을려구요 ㅎㅎ
  • 메디 2011/06/22 12:14 #

    언니오빠분들이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닌 것 같은데ㅠㅠㅠㅠㅠㅠ 아 눈물 쏟으면서 봤어요ㅠㅠ 후기도 기대합니다ㅎㅎ
  • 그리고나 2011/06/22 12:31 #

    흑흑 정말 눈물없이 볼 수는 없는 이야기 아닌가요?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

    후기는 윗댓글처럼 사실 별다른건 없어요 ㅋㅋㅋ;;;;
  • 2011/07/04 20:06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그리고나 2011/07/05 09:17 #

    헐?? 그르게요 갑자기 무슨일일까요 @_@;;;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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